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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 2024/09/08 일기 본문

일기

2024/09/02 - 2024/09/08 일기

NOGUEN 2024. 9. 8. 19:25

2024/09/02: 영화 한 편 감상

이 날 본 영화는 올드보이. ▼

 

명작이라고 얘기는 나오고, 봐야는겠는데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봤다. 다 보고 5점 줬다. 뭔가 그 오묘한 감정을 잘 자극하는 영화다.

 

처음에 오대수를 15년간 가둘 만큼 오대수가 무언가를 잘못했나? 그 생각을 하면서 봤는데, 얼핏 보기엔 동기가 충분하진 않아도 충분히 증오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오대수를 능욕하고 자신의 감정을 느끼며 남은 세월을 살게 한 것도 여운에 남았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해석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오대수가 괴물로 살아가기를 결정했다고 느꼈다. 최면사가 말을 하는 걸로 봐서는 괴물인 자신을 버리는 것 처럼 보였지만, 한발짝 한발짝 걸어갈 수록 괴물은 늙어갑니다... 라고 하고 보인 폭삭 늙은 오대수를 보고 오대수가 괴물인 자기 자신을 버린게 아니라 괴물로 살아가기로 했구나를 느꼈다.

 

명작이다...

 

2024/09/02 : 다시 시작한 운동

말만 다시 운동해야지가 아니라 가볍게라도 다시 시작했다. 감기에 걸려서 좀 미룰까 했는데, 이렇게 미루다보면 평생 미룰거 같아 조금이라도 했다. 이전에 하던 팔굽혀펴기 루틴부터 했다. 오랜만에 하려니 너무 힘들었다...

 

다 해봐야 25개 정도인데, 한 번 하니까 너무 힘들어서 철봉에 조금 매달려있다가 마무리 운동하고 바로 취침했다.

 

2024/09/03 : 오랜만에 모임

거의 반년만에 반포세정카르텔 모임이 있었다. 다들 현생 사느라 못보고, 그마저도 내가 한 번 탈주해서 굉장히 오랜만에 보게 됐다. ▼

 

쌀국수집 가서 맛있게 먹고, 카페가서 담소를 나눴다. ▼

맛있었음

 

디저트 두 개 시킬까 하다가 절반이 안먹는다고 해서 하나만 시켰다. 나는 구경만 했다.

사진 찍는데 약간 그 다큐멘터리에 나오는거 같이 나왔다. (디저트 다큐멘터리 아님) ▼

 

집으로 가는 길에 MZ들 한다는 인생 네컷 한방~ ▼

 

안경 벗고 선글라스 끼니까 진짜 하나도 안보였는데, 어캐 잘 조준해서 잘 찍었다.

그리고 인지를 못했는데 이제 보니 흑발이 되어있다... 다시 염색할까 했는데 머리 좀 기르고 펌을 하고 싶어서 참기로 했다. ▼

절묘한 타이밍에 염색약 산다길래 잠깐 망설였지만 참음

 

2024/09/04 : 늦게 출근

이날은 회사에서 회식을 한다고 1시에 출근하라고 해서 느지막히 일어나서 회사에 가려고 했으나, 관성대로 일찍 일어났다.

일찍 일어나서 이 시간을 어떻게 가치있게 고민하며 30분 써버리고, 차라리 운동을 하자 해서 1시간 정도 써버리고 이제 뭐하지... 하다가 시간이 다 되어 회사로 갔다.

 

시간을 가치있게 쓴다는 것... 어렵다. 책을 읽을까 했는데 책은 뭔가 지하철에서 읽을 때가 제일 잘 읽힌다... 지하철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읽으니까 한 200 ~ 300 페이지 정도 되는거는 금방 읽는거 같다.

 

2024/09/04 : 회사 회식

회사 옥상에서 낭만있게 캠핑하듯 회식했다. 고기 구워주시고 회도 먹었는데 맛있었다. 회를 이날 거의 처음 먹었는데 (그동안엔 뭔가 먹기 싫어서 안먹음) 밥 없는 초밥 먹는 느낌이었다. 사실 나는 초밥에서 밥을 더 좋아해서 회는 잘 안맞는걸로... ▼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집 가서 곯아떨어졌다.

 

 

2024/09/05 : 영화 한 편 감상

이날 본 영화는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

 

러닝타임도 1시간 30분 정도로 적당해서 틀었는데 개그 코드가 잘 맞아서 좋았다. 잔잔한 분위기에 툭툭 나오는 개그들이 좋았다. 보면서 생각할 거리도 있었다. 바로 평범함이란 무엇인가.

 

스파이가 됐지만, 평범하게 행동해야하는 것이 주 업무라서 계속해서 평범함에 대해 생각하는 스즈메. 스파이라고는 했지만 그저 동네 아저씨, 아줌마 같은 스파이 동료들. 내면에 대단함을 숨기고 사는 사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그저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대단한 무언가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를 말하고 싶은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인물들이 다들 얼빵해서 웃기기도 함과 동시에 우리 사회도 얼핏보면 그렇지 않나? 다들 얼빵한 부분이 있고 그냥 안보이는것 뿐인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유의 잔잔함이 마음에 들지만, 약간 루즈한 부분이 있어 4점 줬다. 1시간 30분 짜리인데 루즈하다고 느낀거면 아마 러닝타임이 2시간이었다면 못참고 시계를 봤을 거 같다. 

 

2024/09/06 : 홍대 모임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홍대 모임. ▼

갑작스럽긴 하지만 일정은 비워놔서 굳

 

명륜진사갈비에 가서 배터지게 먹었다. 그냥 명진갈이라서 사진은 안찍어놔서 없다...

배터지게 먹고 칵테일바에서 가서 술 한잔~

추천해줬던 술이 생크림 고갈 이슈로 한 잔만 가능하다고 해서, 나는 다른 술인 페니실린을 마셨다. ▼

 

왜 페니실린인지 알 수 있는 맛이었다. 알콜향이 확 느껴질 정도... 그래도 맛있었다. 최근 마신 술 중에선 제일 맛있었던거 같다. 아 물론 추천해줬던 그 술이 젤 맛있긴 하다.(한모금 뺏어마셔봄) 호두마루맛 나는 그 술... 이름은 기억 안난다.

 

2024/09/06 : 영화 한 편 감상

이 날 본 영화는 50/50. ▼

 

코미디라고 해서 뇌 빼고 느긋하게 웃으며 볼 겸 틀었는데, 솔직히 전혀 안웃겼다. 어느 부분이 웃긴 포인트인지 가늠도 안갈 정도고 그냥 슬펐다. 카일이 개그 치는게 약간 웃기긴 했는데 그것도 중간 중간 피식 정도였지 코미디 영화에서 기대하는 웃김이 아니었다.

 

주인공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라고 느껴서 안웃겼나... 암에 걸려야만 돌아봐 주는 사람들이거나 암에 걸리니까 버리는 사람들 천지인 아담을 보며 암담하다고 느꼈다. 웃으려고 봤는데 못웃고 그냥 기분만 좀 잡쳤다...

 

그래도 3.5점 줬다. 감정이입이 너무 잘됐다. 웃긴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보니까 감정이입도 잘 되고, 생각할 거리가 좀 많아서 점수를 평가에 비해는 높게 줬다. 개그... 부분은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일수도 있으니 의외로 괜찮을수도 있으니 추천.

 

 

2024/09/07 : 운동

원래라면 전날에 하는게 스케쥴상 맞긴 한데, 술 마시고 와서 운동을 이 날로 넘겼다...

 

그래도 하루 더 푹 쉬고 운동하니 팔굽혀펴기를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래봐야 지금 단계에서는 몇 개 안되긴 하지만 30개에서 40개를 이렇게 단기간에 넘길 수 있었다. 다 하고 조금 쉬고 아령도 몇 세트 하고 마무리 했다.



 

2024/09/07 : 남산부터 한강까지

운동을 마치고 토요일을 어떻게 하면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나 서울 살면서 너무 안돌아다닌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가볼 만한 곳 몇 곳을 리스트업 해봤다. 근데 리스트 업 해보고 나니까 의외로 다 가본데여서 고민을 좀 했다.

 

고민 하다가 전에 친구랑 자전거 타고 남산타워에 갔던게 생각이 나서 남산타워에 다시 가볼까 생각이 들었다. 그 때는 자전거 타고 올라가느라 죽는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편하게 버스타고 가면 가볼만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 남산타워로 결정했다. 남산타워로 가는 중간에 그냥 한강에 갈까 고민을 좀 했는데 결론은 둘 다 가자가 됐다.

 

그렇게 도착한 남산 타워. ▼

 

솔직히 그렇게 즐겁진 않았다. 날씨 때문에도, 경치 때문에도 아니고 그냥 기분이 그랬다. 솔직히 남산타워에 가기로 결정한 때도 재밌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왜 갔냐고 하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어딘가에 간다는 목적을 채우려고 한 게 아닐까. 어쩌면 약간의 소외감을 느낀것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즐거워 보이는데 나만 즐겁지 않은 그런 소외감. 즐거워질까 하고 갔는데 결국엔 생각만 깊어진 그런 기분을 혼자만 느낀다는 것에서 비롯된게 아닐까 싶다.

 

그래도 경치는 좋았다.

 

남산타워에서 바로 잠원 한강공원으로 향했다. ▼

 

잠실 한강공원에 갈까 했다가 말았다. 멀기도 하고 생각이 더 깊어질것만 같아서 잠원으로 갔다. 잠원으로 갔을 때 생각을 안했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지만, 어쨌든 덜 하지 않을까 하고 갔다.

 

이런 저런 생각을 좀 많이 했다. 만성적으로 느끼는 이 즐겁지 않음. 별로 감흥이 없다. 그나마 재밌다고 느끼는 대화도 어느정도 주제가 맞아야 즐겁지, 나만 재밌는 주제를 얘기하거나, 사람이 많거나, 상대만 재밌는 주제를 얘기하거나 하게 되면 그것도 그렇게 재밌지는 않다. 한강 공원 산책도 그런 느낌이다. 하지만 산책이 재밌으라고 하는건 아니니까 아예 주제가 다르긴 하지만 어쨌거나 활동에서 오는 즐거움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잠원 한강공원에서 반포 한강공원까지 걸어가면서 계속 그런 생각만 했다.

 

내가 생각하는 즐거움이란 무엇인지. 내가 인생에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와 같이 시간을 보낼 사람이 나와 같은 것을 추구할 지. 맞춰주는 삶에 대한 생각, 맞춰주는게 싫은건 아니지만 그게 정말 나의 삶인가.

 

그런 생각들을 하며 걷다가 즐거워보이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생각들이 있겠지, 나만 그런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건 아닐거야 라며 생각을 끝내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갈 쯤에 생각을 다시 해보니 그냥 체력문제인거 같기도 하다. 예전이라면 남산타워에 가서 조금 있다가 바로 피곤해져서 돌아갔을 거 같은데, 지금은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고 사람 구경 같은 약간의 재미도 찾았으니 체력이 좋아질 수록 더 재밌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2024/09/07 : 영화 한 편 감상

이날 본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 ▼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금자가 복수를 하는 내용이다. 정말 순수하게 복수를 하는 내용인줄 알았으나 클라이맥스로 접어든 순간부터는 주제가 복수극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으로 주제가 바뀌었다. 피해자들의 고통이란 주제가 싫다는건 아니지만 초기에는 제대로 다루지도 않던 주제가 갑자기 튀어나오니까 약간 몰입이 깨졌다.

 

금자가 옥중에서 같은 감방 동료들을 도와 자신의 계획을 수행하는거는 좋았지만, 범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서 생각이 좀 많았다. 범죄자들이 옥중에서 형무를 다 마치고 나온건 이해한다. 나라에서 정한 법 대로 죄를 다 받고 나온 부분은 정당하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무슨 죄인가. 평생 갈 고통을 안게 되는데 그 부분은 제대로 이루어지는가. 내가 보기엔 아무리 빌어도 평생 슬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범죄자들의 사연에 집중하고 싶지도 않다. 물론 그 사람의 범죄를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사연이 있었을 수 있다. 불우한 가정환경, 주변의 압박 등등... 그런 사연들은 많다. 하지만 사연이 없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있는가. 범죄를 일으켰다는 결론에만 집중하지 말자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범죄자들에게도 사연이 있다는 식으로 옹호하는 것도 솔직히 보기 좋진 않다. 그 사연이 범죄를 일으킬 수 밖에 없는 핵심 요소라면 이 세상에 범죄를 일으키지 않을 사람은 없다. 비겁한 변명이다.

 

약간 잡설이었는데 이런 생각들이랑 주제의 변화라는 두 요소로 인해 조금은 찝찝했다. 과제는 잔뜩 던져놓고 해답은 안 준 기분. 하지만 영상미와 몰입감이 좋아서 3.5점을 줬다.

 

2024/09/08 : 영화 한 편 감상

이날 본 영화는 룩 백. ▼

 

아침부터 보고 왔다. 58분짜리 영화라서 시간도 그렇게 길지 않고, 딱 보고 산책하기 좋아보였다. 그리고 원작도 이미 한 번 읽어봤어서 원작을 어떻게 재현했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본 소감은 굉장히 슬프다는 것... 약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랑 비슷한 스토리라인이긴 한데, 그거랑은 또 다른 의미로 슬펐다.

 

매일 같이 시간을 보내고, 같은 꿈을 향해가던, 친구와 멀어진 후에 받은 소식이 미대의 묻지마 살인으로 인한 부고 소식. 미술 대학교에 가지 않았더라면, 내가 그 애를 방에서 꺼내지 않았다면 미대에도 가지 않아 죽지 않았을 텐데, 하는 만약에를 거쳐가는 모습. 그리고 마냥 멀어진줄로만 알고 있었던 친구의 방에서 그동안 자신이 그려왔던 모든 만화책과 4컷 만화들이 모아져있던걸 보고 그 친구를 위해서라도 만화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한 주인공의 모습. 그런 모습들이 굉장히 뭉클했다. ▼

 

 

체인쏘맨 작가의 단편이라 중간중간 유사 체인쏘맨 만화가 들어간게 약간 웃기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슬프고 잘 만든 영화였다.

4점줬다.

 

2024/09/08 : 산책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산책을 했다. 생각이 많아지면 옛날에 살던 동네로 산책을 가곤 한다.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의 대부분을 여기서 보내서인지 안정감이 느껴진다. ▼

 

옛날 생각을 좀 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에 대한 생각들을 했다.

 

2024/09/08 : 모각코

영화가 끝나고 핸드폰을 보니 친구가 모각코를 하자고 불렀었다. ▼ 

 

이미 영화보러 강남에 나와있는 상황이었는데, 노트북을 안들고 나와서 고민을 좀 했지만 나중에 '갈걸 그랬나?' 하고 후회 할 거 같아서 모각코를 하러 갔다.

 

 

마치며

브로콜리너마저 - 잊어야 할 일은 잊어요

 

 

추억은 돌아오지 않는다. 추억들 중에서도 나에게만 추억인 것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잊어야 하는 일은 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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