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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24/10/14 - 2024/11/24 일기

by NOGUEN 2024. 11. 23.

들어가며


일기를 못/안 쓴 이유

 거의 한 달이 넘게 일기를 쓰지 않았다. 아무래도 회사 휴가가 끝난 이후로 일기 작성에 의욕을 잃기도 했고, 주말에 이런저런 일들을 하다보니 작성하는걸 미루게 됐다. 항해99라는 챌린지와 오블완 챌린지를 같이 진행하고 있는데, 이걸 하다보니 더더욱 일기를 작성하는게 힘들어져 작성을 미루게 됐다.

 

 사실 변명이긴 하다.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거나 자는 시간이 좀 많았다. 게임을 하기도 했고 머리를 비울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게임할 시간에 일기를 작성했다면 아마 이렇게 밀리는 일 없이 작성을 했을거다. 그래도 나도 사람인지라 힘이 든다. 많이 힘들다.

 

조금은 다른 이번 일기

 그동안의 일기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이번에는 내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짧게 기록하고 내 생각을 좀 길게 적어볼까 한다. 내가 왜 힘들었고 내 생각은 어떠한지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그동안 이리저리 휘갈긴 글들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작성할 생각이다.

 

 우선은 그동안 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2024/10/26 : DDP 전시회


DDP에 인공지능 관련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가져왔길래 총 5명이서 투어에 나섰다.

처음에는 프로덕트 관련한 것만 봤는데 ▼

 

좀 더 들어가니 이런 개쩔어보이는 뭔가가 있었다.

설명을 보니 뉴런을 형상화한거라는데 현대 미술은 어렵다. ▼

 

 

잠깐 나와서 공연도 좀 보고 ▼

 

대학 전시회도 좀 볼 겸 다른 동으로 갔다. ▼

 

프로덕트 전시회가 또 있었는데, 이번거는 지금까지 나온 유명한 실제품들. ▼

 

그리고 학교 전시회가 있어서 봤는데, 홍대 작품은 뭔가 다 기괴한 느낌이 났다. 주제가 다 디스토피아적인 느낌.

그래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

 

 

밖으로 나오니 이런 잔디밭이 있었다.

 

옥상에 사람들이 있었는데 손 흔드니까 인사도 해줬다. 

ㅋㅋㅋ

 

그러다가 갑자기 자전거 타고 광화문까지 슝~

전에 가보고 싶었는데 못갔던 차알에 갔다. ▼

 

자리가 없어서 기다렸었다. ▼

단체샷

 

그러고 덕수궁 야간개장까지 가서 알차게 보고 왔다. ▼

 

 

마지막으로 전집에 가서 막걸리 마시고 귀가...!

 

2024/11/02 : 이모네가서 밥 얻어먹기


월급 탄 기념 그동안 용돈 많이 주신 이모에게 보답할 겸 방문했다. 날 너무 좋아하는 밍크가 격렬히 반겨줬다. 근데 간식은 지가 알아서 잘 까먹는다고 절대 넘기지 않았다. ▼

 

오랜만에 이모 봐서 반갑기도 하면서도 그동안 용돈 주신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늘 명절에 얼굴 못봐도 통장으로 용돈 주시고 하셨는데 많이 드리지 못해서 약간 아쉬웠다.

 

 

2024/11/09 : AWA 전시회


웨스 앤더슨 감독 영화는 다 봤을 정도로 웨스 앤더슨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AWA 전시회에 안갈 수 없었다.

그래서 전시회 알려준 쿼카와 같이 보러갔다. ▼

 

진짜 사진을 이렇게 웨스 앤더슨 풍으로 잘 찍을 수 있는건가 싶었다. ▼

 

그리고 나도 사진 한 장. ▼

 

 

그동안의 생각


 나는 왜 운동을 해도, 주말에 쉬어도, 사람들을 만나도 에너지가 차는게 아니라 오히려 지치고 피곤해질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운동도 어느 순간부터는 체력이 증가해야하고, 주말에 쉬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얻는 행위고, 사람을 만나고 노는것도 어느 정도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이니 내가 하는 행동들은 모두 에너지를 얻는 행동이지 잃는 행동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어디선가 계속 에너지를 흘리고 있다는 건데, 그 지점을 찾는게 상당히 어려웠다.

 

 나의 피곤함은 내가 그동안 애써 부정하고 숨겨왔던 것, 나의 진로와 비교에서 오는 것이다.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내 주변엔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만 있다. 좋은 직장을 가졌거나, 좋은 짝이 있거나, 돈이 많거나, 혹은 잠재력이 있거나 하는 그런 사람들이다. 한 쪽으로 치우친게 아닌 모든 면에서 월등한 육각형 인간들, 그 것이 내가 생각하는 내 주변 대부분 사람들의 평가다. 

 

 그 중에서 내가 하나 뛰어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고 열심히 찾아봤지만 결국엔 내가 열등하다는걸로 밖에 결론이 나질 않는다. 취업은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직장에 비하면 명함을 내밀수도 없고, 좋은 짝은 이젠 더이상 없고, 돈은 학자금 대출로 궁핍한 상황에, 내게 더 이상의 잠재력은 없어보인다. 나도 육각형이지만 쪼그라든 육각형이다. 그 넓이가 다르다.

 

 처음에는 나도 나를 부풀려서 이야기했다. 쪼그라든 육각형에 바람을 넣어 나를 부풀려 보이게 했었다. 그런데 바람이 빠지고 다시 쪼그라든 나의 모습을 보니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결국엔 이게 나인데, 바람을 넣어봤자 한 순간이고 그 마저도 다 알텐데 나는 왜 이런 한심한 짓을 하는 걸까. 결국에 내가 했던 것들은 제자리인데 말이다.

 

 운. 어느정도의 운이 따라주는 것도 맞다. 하지만 내게도 기회는 많았다. 코로나 시절 iOS 개발자로 취업 제안을 받은 것도 단순히 실력이 부족하다는 겁으로 인해 거절해버리고, 이리저리 진로에 대해 방황하다 결국에 마이너 프레임워크로 취업을 하는데 성공은 했지만, 그 미래가 암담한 상황이다. 언제 사라져버려도 이상하지 않은 프레임워크이기에 그 불안감이 더 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고자 웹도 해보고 있지만 체력에서 한계를 느낀다. 항해99, 사이드 프로젝트,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 대로 하고 있지만 결국엔 방향성이 맞나 하는 문제가 걸린다.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나는 그 가치를 높게 평가했고, 내가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지만 한가지 문제점이 있었다면, 무엇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될건지이다. 꾸준히 노는건 아무나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떤 것을 꾸준히 할 지는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다. 당연히 노는것을 그 목표로 설정하진 않았지만, 내가 하는 것들은 그저 자기 만족에 불과한 것들이다. 꾸준히 하기 어려운게 맞고, 꾸준히 했을 때 어느정도의 성장이 있는 것도 맞지만, 그래서 이게 나에게 엄청난 도움이 되는 건지 물어보면 과연 그런지 전혀 모르겠다. 단지 '꾸준히' 하고 있다에 만족하는 것 뿐, 성장이랑은 거리가 먼 행동을 계속 하고 있다. 그렇다는건 그냥 나는 자기파괴적 행위를 계속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결국에 모든 생각의 근본은 비교다. 하지만 살아가는데 비교가 빠질 수 있나? 비교가 있기에 우리는 이 자리에 있는거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원하곤 하는데, 더 나은 삶이라는 단어 자체가 비교에서 온거다. 누군가와의 비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건간에 스스로와의 비교든 타인과의 비교든, 길고 짧은걸 대봤기 때문에 더 나은 이라는 가치를 아는 것이다. 그렇기에 비교를 탓할 수 없다. 그렇다고 비교를 안할 수도 없다. 우리는 늘 위를 올려다보며, 하늘을 보며 살기에 계속해서 나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게 된다.

 

 그래서 나온 해답은 스스로와 비교하는 것이었다. 타인과 비교하는게 아니라 나 스스로와 비교하는 것. 하지만 이것 역시도 좋지 않은 방법이다. 스스로와 비교를 하며 성장한 뒤 타인을 마주했을 때 나의 성장이 타인을 뛰어넘었다면 다행이지만, 그동안 내가 했던 성장의 초라함을 보게 된다면 아마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그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알게 되면 아무래도 그동안의 노력이 더 무가치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럼 타인을 안만나면 되는거 아닌가? 사회에 사는 이상 그럴 수 없다.

 


 

 '그렇다면 너가 원하는 건 결국 뭔데? 말만 빙글빙글 돌리고 핵심은 전혀 없잖아.' 맞다. 맞는 말이다. 논리만 계속 돌릴 뿐 나는 핵심에 전혀 근접하지 않았다. 결국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건, 참는거다. 나의 열등감, 비참함, 슬픔, 분노 모두 피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한 번 피하고 나면 더 크게 돌아온다. 그렇기에 내가 이제부터 해야하는건 가장 약할 때 맞고 견뎌내는것 뿐이다. 하지만 일단은 그동안 피했던 것들을 일단 모두 마주하자. 내가 이번 기간동안 느꼈던 것은 바로 이것이고, 그걸 맞느라 너무나도 아팠던 것이다. 이제는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회복을 하고 더 이상 피하지 않는 것을 연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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